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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세계 교회 역사] 잉글랜드는 셰익스피어를 만들었지만 성경은 잉글랜드를 만들었다

  • 기사입력 2024.03.25 05:55
  • 최종수정 2024.03.25 10:30
  • 기자명 신상목

안녕하세요. 더미션입니다.

고난주간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한 주만큼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경건하게 보내면 좋겠습니다. 휴대폰 사용이나 영상 시청도 확 줄여보면 어떨지요. 물론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제22대 총선도 다가오고 따뜻한 봄 기운도 물씬 풍깁니다. 마음이 들뜰 수 있는 계절이지요. 하지만 골고다 언덕을 향해 세상 죄, 나의 죄를 짊어지시고 비틀거리며 골고다로 향하셨던 그 주님을 생각하면서, 되도록이면 조용하게 일주일을 보내기를 희망합니다. 더미션은 이번 한 주 전 세계 고난의 현장에서 드리는 기도문과 함께 시작하고자 합니다. 기도문과 함께 중보해주십시오.
 

성경 때문에 유명해진 영국 왕

1625년 3월 25일 영국의 제임스 1세(재위 1603~1625)가 별세했습니다. 1604년 햄튼 궁정 회의에서 제임스 1세는 1611년 출판된 킹제임스성경 번역 프로젝트를 승인했습니다. 제임스 1세는 1603년 여왕 엘리자베스 1세가 후계자를 남기지 못하고 죽자 후계자로 지명되었습니다. 그해 7월 25일 왕위에 올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아일랜드의 공동 왕이 되었습니다.

재위 기간 동안 그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통일을 추진했습니다. 스스로를 그레이트브리튼의 왕이라고 불렀으며 유나이트(the Unite)라는 공동화폐를 만들어 통용시켰습니다. 또 잉글랜드 국기인 성 조지의 십자가(St. George's Cross)와 스코틀랜드의 국기인 성 앤드류의 십자가를 합해 유니언 잭이라 불리는 오늘날의 영국 국기를 만들어 통일의 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인들은 항상 그를 외국인 취급했고 의회는 완강하게 반대해 결국 통일을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제임스 1세는 장로교가 강한 스코틀랜드 출신 왕이었지만 왕권신수설을 강력하게 신봉했고 장로교도와 청교도를 ‘해충’이라 부르며 국교회로의 개종을 강요했습니다. 그는 1604년 국교회와 청교도 등의 종교계 대표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는데 여기서 가톨릭과 청교도의 양극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가톨릭과 청교도의 반감을 사서 1605년 가이 포크스 등의 가톨릭 세력이 제임스 1세를 암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화약음모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두 도시 이야기’ 등 셰익스피어 이후 영국의 대문호로 추앙받는 찰스 디킨스는 그의 유일한 역사책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에서 제임스 1세를 혹평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회의에서 청교도 대표로 참석했던 존 레이놀즈가 새로운 성경 번역을 제안하자 선뜻 동의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시로 영어 성경이 출판되면 백성의 정치 지도자요 영적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수 있을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케임브리지와 옥스포드의 가장 뛰어난 학자들에게 번역 작업을 맡기고 나중에 주교들의 검토를 거쳐 추밀원에게 제출하게 한 뒤 최종적으로 ‘왕의 재가를 받도록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제임스 1세는 54명의 학자를 임명하고 그들을 6개의 위원회로 나누었습니다. 3개는 구약성경, 2개는 신약성경, 나머지는 외경을 맡았습니다. 모든 위원회가 작업을 마쳤을 때 각 위원회에서 두 명씩 선정해 그들로 성경 전체를 최종 검토하게 했습니다. 이후 윈체스터와 글로체스터 주교들이 모여 성경을 검토하고 켄터베리의 대주교도 그렇게 했습니다.

킹제임스성경(KJV)은 백지 상태에서 번역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지침은 “최대한 주교 성경을 따르되, 다른 성경의 텍스트가 주교 성경보다 낫다고 생각되면 그 번역판(틴데일성경, 매튜성경, 커버데일성경, 대성경, 제네바성경)을 따르라”는 것이었습니다. 번역가들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 원문 텍스트도 참고했습니다. KJV은 서문에서 “여러 좋은 번역판들로부터 으뜸가는 번역판 하나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KJV은 틴데일과 커버데일의 표현을 상당히 많이 포함하게 됩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KJV가 ‘you’라는 단어 대신 ‘thou’와 ‘thee’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말은 그때보다 100년 전인 1500년대 초에 사용하던 구어체 표현이었습니다.

 

 

1611년 출판된 '킹제임스성경' 모습.
1611년 출판된 '킹제임스성경' 모습.


초기에 출간된 KJV는 인쇄상 오류가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철자와 단어 용법이 변함에 따라 수정과 개정을 거듭했습니다. 1762년 F S 패리스의 의해 수정 작업이 이뤄졌고 1769년 벤자민 블레이니에 의해 한 번 더 수정된 후 지금까지 표준판 킹제임스성경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982년에는 현대 영어식으로 바꾼 NKJV도 나왔습니다.

KJV은 잉글랜드 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영어가 온전한 언어로 형성되도록 도왔고 영문학에 배경을 제공해주었고 음악을 만들도록 고무했으며 몇 세기 동안 각 가정마다 다른 모든 것에 앞서 소유하고 읽곤 했던 유일한 책이었습니다. ‘레 미제라블’의 저자인 빅토르 위고는 “잉글랜드는 두 권의 책, 곧 성경과 셰익스피어를 갖고 있다. 잉글랜드는 셰익스피어를 만들었지만 성경은 잉글랜드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영국인들은 어디로 가든지 킹제임스성경을 가져갔습니다. 신세계에서 최초로 인쇄된 영어성경은 KJV이었고 거기 나오는 단어들은 미국의 장소 이름, 정치 연설, 문학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 초기 교육의 토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출간 300주년 기념식에서 테오도르 루스벨트는 킹제임스성경을 일컬어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의 마그나카르타(13세기 영국에서 선포된 헌장)이고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책’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영국 선교사들은 킹제임스성경을 들고 호주 오지에서 잠비아 치탐보 추장마을까지 찾아갔습니다.

 

 

 

‘실낙원’ 출간

1667년 3월 27일 영국 시인 존 밀턴이 인류의 창조와 타락을 다룬 서사시 ‘실낙원’을 출간합니다. 구약성서를 소재로 아담과 하와의 타락과 낙원으로부터의 추방을 묘사해 인간의 ‘원죄’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작자는 1640년경부터 서사시를 쓸 뜻을 가지고 있었으나 정치적 위기로 집필할 기회를 잃고 거의 20년간 청교도혁명에 휩쓸려 시국적인 논쟁에 정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참여한 공화제가 실패하고 그 자신도 실명하면서 불운에 빠지게 되자 다시 시작(詩作) 활동을 결심, 이 웅대한 규모의 작품을 구술(口述)로 완성했습니다. 서사시라는 일정한 형식에 인간의 원죄와 구원의 가능성이라는 내용을 담는 어려운 과제를 완수했습니다.

총 12편으로 구성된 실낙원은 1,2편에서 하나님에 반역해 지옥에 떨어진 사탄이 낙원에 사는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며 복수하려는 것을 그렸고, 3편에서는 천상(天上)의 소식, 4편에서는 에덴 낙원의 축복을 노래했습니다. 5∼8편에서는 천사 라파엘이 아담에게 사탄의 반역과 천지창조의 전말을 이야기하며 경고하지만 인류의 시조 하와는 9편에서 뱀으로 변신한 사탄의 유혹에 지고 맙니다. 10편에서는 죄를 진 후 찾아오는 재화(災禍), 11∼12편에서는 인류의 역사와 구원의 예언에 관한 것이 묘사되며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며 낙원을 떠납니다.

1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인간이 한처음에 하나님을 거역하고 죽음에 이르는

 

 

금단의 나무 열매를 맛봄으로써
죽음과 온갖 재앙이 세상에 들어왔고
에덴까지 잃게 되었으나, 이윽고 한 위대한 분이
우리를 회복시켜 복된 자리를 도로 얻게 하셨으니,
노래하라 이것을, 하늘의 뮤즈여. 호렙이나 시나이의
외진 산꼭대기에서 저 목자에게 영감을 부어주어
한처음에 하늘과 땅이 어떻게 혼돈으로부터 생겼는가를
처음으로 선민에게 가르치셨던 그대여…”

 


1592년 3월 28일 체코의 신학자 얀 코메니우스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보헤미안(모라비아) 형제회의 교육자이자 종교개혁자로 근대교육학, 특히 교수학의 시조로 알려져 있습니다. 체코 니브니체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이 지역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교육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는 모든 지방과 국가를 교육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고 이를 ‘위대한 교훈’(1632)에서 발표했습니다.


1885년 3월 28일 구세군이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조직됐습니다. 조지 스콧 레일튼 사관과 7명의 여성 구세군 사관들이 1880년 뉴욕에 도착해 미국 내 조직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적대감과 때때로 폭력에 시달렸지만 1883년까지 구세군은 12개 주로 확장되었습니다. 1886년 구세군 대표단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당시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으로부터 승인받았습니다.

[참고서적]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 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옥당
<성경 번역의 역사> 래리 스톤 지음, 홍병룡 옮김, 포이에마
<현대교회사> 후스토 곤잘레스 지음, 엄성옥 옮김, 은성
<실낙원> 존 밀턴 지음, 조신권 옮김, 문학동네
<두산백과> 네이버 지식백과.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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