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열 번째, 마지막 글이다. ‘울타리를 넘는 예배’ 이야기의 시작은 복음으로 살아진 오늘의 이야기를 담는 데 있었다. 그렇게 살게 된 오늘을 담아 오늘의 노래로 예배하고 싶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노래가 ‘애가’가 되기도 하고, ‘탄식의 노래’가 되기도 한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주시기도 하며, ‘깨진 마음’ 부여잡고 드리는 예배는 아버지께로 더 깊이 나아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주님 앞에 머물며 살아간 모든 시간은 온통 예배가 된다. 오늘 나에게 주어지고 맡겨진 일상을 외면하지 않고, 오늘 나의 이야기로 거
목회를 하기 전 옷 만드는 일을 했다. 옷을 만드는 공장에 가면 큰 원단들과 다양한 색상의 실이 놓여있는 풍경을 마주한다. 때때로 얽히고설켜져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옷을 만들 수 있을까 싶을 때가 많았다. 하루는 너무도 얽힌 실타래를 보고, 일하시는 여사님에게 핀잔을 준 적이 있다. “여사님~ 잘 정리하면서 만드시면 좋지 않을까요?” 나의 물음에, 여사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팀장님~ 잘 보세요. 이렇게, 이렇게, 잘 만들어지고 있어요.” 정말이다. 내 눈엔 분명 엉망이었는데 장인의 손길을 거치니 너무도 멋지고 근사한 옷으로 만
‘구로동교회’는 나의 모교회이자, 현재는 목회자로 섬기는 교회이다. 청소년 시절부터 교회를 집처럼 여기며 자란 교회에서 사역자로 세워지고, 목회자로 섬기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30년을 보낸 공동체에서,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집사에서 전도사로, 그리고 목사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연약한 나를 자라도록 기다려주고 함께해 준, 한 사람의 사역자로 세워준 고마운 우리 교회 ‘구로동교회 이야기’를 나누려 한다.‘구로동교회’는 예장 통합측 교회로 63년의 전통을 지켜가는 지역교회이다. 故 김찬호 원로 목사님의 가르침과 신앙
사람과 사람 그 사이를 넘어마음과 마음 그 언덕을 넘어주 임재하소서 주 다스리소서- ‘울타리를 넘는 예배’ 가사 중 -이 찬양의 고백은 내가 머무는 자리, 나를 안전하게 만드는 그 자리를 넘어,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은 갈망이었다.찬양사역을 시작할 때부터 큰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 사역의 횟수를 자랑하고, 사역을 통해 받는 사례비를 자신의 능력처럼 여기는 사역자들 속에서 순전한 사역과 복음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누군가는 ‘생계형 사역자’라고 표현하며 척박한 사역의 자리를 개척해 갔지만, 무대에서만 거룩하고 순전한 모습
이스라엘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하나님의 백성됨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디아스포라’라 부른다. 지금은 의미가 확장되어,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 타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디아스포라’라고 말한다. 대한민국을 떠나, 새로운 나라에 자리를 잡고 그리스도인으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는 예배자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우리 공동체는 한 사람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노래했기에, 그 노래가 불리는 곳으로 나아가 예배했다. 그 때 그 자리를 지키는 아름다운 한인 예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디아스포라 한인 예배자들’은 예배자이
이 세대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은 잃어버린 한 사람 주께 돌아오는 것주님이시라면 마땅히 가셨을 그 곳으로 그토록 찾으시던 천하보다 귀한 한 사람에게로소망의 바다 미니스트리 1집(2008년)에 수록된 ‘한 사람’의 고백은 우리 공동체의 핵심가치를 담고 있다. 한 사람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담고 전하여, 잃어버린 한 영혼이 주께 돌아오는 기쁨을 함께 누리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는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반복되는 중에도, 계속해서 한 사람을 세우기 위한 찬양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들은 한국을 넘어, 우리와 비슷한 정서의 나라들에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 사나 죽으나 난 주의 것십자가의 능력 십자가의 소망 내 안에 주만 사시는 것 ‘십자가의 전달자’ 찬양이 불려지고 알려지며, 자연스럽게 우리 공동체는 순회사역의 기회가 늘어났다. “어디든지 가리라 주 위해서라면” 찬양의 고백처럼, 찬양하고 예배하며 복음 전할 수 있는 곳을 향하여 우리는 나아갔다. 오늘은 그 시간들을 통해 만난 공동체와 예배자들의 이야기다.내가 만난 개교회와 공동체에는 순전하고 아름다운 거룩한 예배자들이 있었다. 처음 초청받았던 사역들은 대부분 찬양 콘서트였다. 찬양과 간증, 다양한
먹고 사는 문제는 우리 삶에 중요하다. 사역자들 역시나 외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찬양으로 예수님을 전하는 단체가, 과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2012년 공동체 대표가 되었을 때, 가장 큰 과제는 ‘개인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먹는 문제를 각자 해결하고, 함께 모여서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려 했다.우리 공동체는 자비량 사역 단체이기에 나를 포함하여, 개인이 사례비나 대가를 받지 않는다. 다만 사역을 통해 받은 사례비는 공동체와 사역, 앨범 등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한다. 그렇기에 각자 경제적인 기반을
우리 공동체는 순회사역을 넘어, 오픈 예배를 꿈꾸기 시작했다.10년 이상을 ‘십자가의 전달자’로 순회사역을 통해 예배자들을 만나며 복음 전하는 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한 시간과 삶이었다. 그럼에도, 순회사역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려운 팀 운영, 사역을 지속할 수 없게 된 사람들, 삶의 무게가 예배보다 더 커지기에, 건강하게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생겨났다.팀원들과 드렸던 정기예배를 확장하여, 아름다운 예배자들을 만나고 싶었다. 우리를 향한, 이 세대를 향한 아버지의 마음을 나누고 전하기 원했다. 한 달에 한 번이라
목사님, 예배 드리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가요? 그렇게 예배 드리면, 뭔가 달라지는 것이 있나요?때때로 내게 묻는 이들이 있다. 예배 드림이 기쁨이 된다면, 제 삶의 기쁨은 언제 찾아오나요? 근본적인 질문들 앞에, 멈추어 선다. 천천히 나의 모습, 나의 삶을 돌아본다.‘예배는 내게 기쁨이 되는가? 그 기쁨은 내 삶으로 연결되어 있는가?예배를 통해 나는 정말 변화 되었는가?’ 되짚으며, 거짓되지 않은 상투적이지 않은 답을 찾는다. 어쩌면 명확한 답을 찾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 예배 인도자로 누구보다 예배를
영화 , 넷플릭스 에 드러난 청년세대의 죽음과 내일“더 나은 내일이 되려면 청년이 죽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청년들의 죽음2014년, 대한민국에는 슬프고도 비참한 사건이 일어났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 침몰하면서,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가던 고등학생이었던 탑승객 300여 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그런데 같은 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끔찍한 일이 또 벌어지고 있었다. 일명 ‘윤일병 구타 사망사건’ 그리고 ‘임병장 총기 난사 사건’이라 불리는 군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들이
#남들만큼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청년 자살률까지도 기하급수적으로 치솟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남들만큼만’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아등바등 살아보지만, 그 기준 때문에 더 좌절하고, 끝끝내 ‘남들만큼은’ 살 수 없는 것을 깨달으며 자신을 놓아버리게 되곤 한다. 이러한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날카롭게 비판한 드라마가 있다. 지난 주말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다.는 한국 전통과 민중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민속학’과 한의 정서가 서려 있는 ‘귀신’이라는 모티브를 이용해, 오늘날의 심각한
최근 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라는 개념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단어만으로도 많은 내용이 머릿속에 즉각적으로 떠올랐다. 소프트 파워는 명백하게 하드 파워Hard Power와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개념이다. 우리가 이 간단한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많은 것들이 함께 이해될 것이다. 이것은 당신이 항상 누군가에게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이고, 당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있으면 그 문화적 흐름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예를 들어, 두 개념의 전형인 한국들Koreas을 보자. 북한은 세계의 모든 나라를
| 애나 렘키 지음 | 흐름출판 | 2022Dopamine Nation: Finding Balance in the Age of Indulgence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 애나 렘키(Anna Lembke)최근 들어 마약 관련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제 한국은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마약, 청소년들 사이에도 널리 펴져”, “하수처리장마다 ‘필로폰’ 검출…마약 청정지역 없어” 등, 우리 사회 곳곳에 드리운 중독의 문제들이 점차 심각해지고
자전거 도둑 (Bicycle Thieves, 1948)2023년 4월에 재개봉하여 극장에 걸린 고전 영화가 있다. 1948년에 만들어진 이탈리아 영화 이다. 이 영화는 전설이 되고 교과서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의 로마 풍경을 그대로 담아낸 이 영화는 극영화임에도 다큐멘터리와 다를 바 없이 사실적으로 현실을 포착했고, ‘네오 리얼리즘’(Neo-Realism)이라는 사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남았다. ‘현실적이다’라는 표현이 모자라게 느껴질 만큼 철저하게 세상을 그대로 비춘 거울과 같은 스토리도 인상적인 특징이지만,
이전에는 이단/사이비 관련 문제가 주로 한 종교 내부의 문제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와 관련된 시민들과 언론들의 반응에서 보듯이, 이제는 단순히 종교 내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종교집단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을 찾기 위해서 이단/사이비의 종교적, 교리적 문제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놓인 사회적 환경과 그 관계성을 살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시작: 급격한 사회변동과 공동체 와해 속에서이단 관련 문제는 기독교가 처음 시작된 시기부
나는 혼자가 아니다 ‘OPEN AI’사가 개발한 ChatGPT 열풍이 거세다. 드디어 SF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호들갑들도 있고, 인간을 대치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는 앞선 예측들도 많다. 온갖 예측들과 기대가 난무하지만, 이러한 첨단 기술의 등장과 더불어 촉발되는 변화의 토대에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거론하는 이야기들은 찾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존재의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더불어-살기’의 의미와 ‘존재역량’(ontic
AI가 설교문을 적성할 수 있을까?김지운 감독의 영화 ‘인류멸망보고서’(2012)에는 스님이 된 로봇이 등장한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깨달음을 얻게 된 로봇은 승려들에게 가르침을 설파한다. 이를 인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 로봇 제조사 ‘UR’은 즉각 해체를 결정하지만, 그를 ‘인명 스님'이라 부르며 숭배하는 승려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해체 직전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로봇은 스스로 시스템을 정지하고, 승려들은 열반에 오른 로봇을 향해 절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재로도 일어났다. 2019년 일본 교토(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꿀 거라고 난리다. 이런 호들갑이 새롭진 않지만 이번에는 좀 다른 것 같다. 1만 명을 해고‧감축한다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 기업인 OpenAI에 100억 달러(12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스타트업인 이 회사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이하 챗GPT)는 아이폰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세상을 바꿀 거라고들 말한다.그래서 써봤다. 무료로 누구나, 지금 바로 인공지능에게 물어보고 답을 얻을 수 있다.챗GPT 맛보기ChatGPT https://chat.openai.com/auth/
“오늘부터 내 꿈은 너야. 우리 꼭 또 보자, 박연진.”2022년의 거의 마지막 날인 12월 30일에 넷플릭스 드라마 가 공개됐다. 배우 송혜교와 작가 김은숙의 만남이라는 점, 그리고 로맨스물이 아닌 학교 폭력에 대한 스릴러 복수극이라는 점으로 공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현재는 1~8화까지인 시즌1이 공개되었고, 3월에 시즌 2가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는 가정 형편은 불우해도 건축가를 꿈꾸며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던 고등학생 ‘문동은’(송혜교)이 힘과 재력으로 동급생을 괴롭히는 ‘박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