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림교회 주차장을 들어서자 낯선 광경이 목격됐다. 주차장 오르막길을 수놓은 초대형 꽃꽂이 작품이 있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지고 걸어간 ‘골고다 언덕’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며 올라가다보면 십자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보혈을 의미하는 붉은 색 액체가 십자가를 타고 내려와 백합 꽃 위를 흘렀다. 사순절 기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절로 생각나게 했다.
광림교회에선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부활을 주제로 ‘십자가꽃꽂이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단체는 김·선꽃꽂이선교회. 매주 교회 강단을 장식하는 전국의 꽃꽂이 봉사자들이 모여 조직한 선교회다. 회장인 김영희 광림교회 권사는 28일 “개인적인 일로 3일 금식을 하던 중 주님께서 “넌 내 피를 기억하라”는 말씀을 주셨다. 이를 기억하며 전시회의 작품들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전시회를 빛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할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려잎을 흔들고 나뭇가지를 바닥에 깔았던 장면을 묘사한 ‘호산나’란 작품이 눈에 띄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는 모습을 묘사한 ‘최후의 만찬’, 예수님이 잡히기 전 겟세마네에 올라 땀이 피가 되도록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묘사한 ‘겟세마네 동산’, 예수님을 못박았던 3개의 못을 화예조형으로 묘사한 작품 등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본 행사가 갖는 의미에 공감했다. 광림교회 성도인 김영찬(45) 씨는 “그동안 영화나 사진으로만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접했다. 어느새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다 보니 큰 감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꽃꽂이라는 색다른 방식으로 접하다 보니 고난과 부활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며 “이번 사순절에 성도들이 느끼는 바가 남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