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독교계가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를 규탄하면서도 그 배후 세력에 대한 음모론 확산이나 복수에 혈안이 된 분위기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젤레노그라드침례교회 파벨 콜레스니코프 목사는 지난 24일 주일 설교에서 이틀 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배후로 지목된 테러 사건을 언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악을 물리치셨다. 그러나 악이 개인을 통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계속해서 나타나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인 5000여명이 사상자 300여명을 위해 9시간 이상 헌혈할 줄을 서고 있다면서 “우리의 책무는 지역사회에 선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반전단체인 크리스천포피스는 SNS에 “우리에게 적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는 때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기에 우리가 여전히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는 기도문을 공유했다.
러시아복음주의연맹 비탈리 블라센코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이 테러에 대한 반복되는 복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통스럽다”는 성토를, 러시아정교회 소속 모스크바신학교의 알렉세이 마케비치 부총장은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고 우리 중 누구도 악에 멸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