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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저출산, 낙태 그리고 생명

  • 기사입력 2024.03.23 04:08
  • 최종수정 2024.03.23 07:00
  • 기자명 김재중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10대 공약을 내놨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2명으로 떨어지면서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저출산 해법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아빠 휴가(배우자 출산휴가) 1개월 의무화’를 제시했다. 육아휴직 기간에 받는 급여 상한도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신혼부부에게 소득·자산과 상관없이 1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해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대출금 무이자 전환, 둘째를 낳으면 원금 절반 감면 등을 약속했다.

기독교계도 교단과 개교회 차원에서 저출산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가장 적극적이다. 이영훈 목사는 지난달 14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교회의 10대 과제를 발표했다. 눈에 띄는 건 ‘양육인지 감수성 배양’ 캠페인이다. 양육인지 감수성이란 성인지 감수성에서 착안한 개념으로, 일상생활 속 자녀 양육에 있어서 차별과 불균형을 얼마나 민감하게 감지해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한국교회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생육하고 번성하라’(창 9:7)는 하나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또 공교회로서 국가적, 사회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려는 공공성의 발현이다.

하지만 교회의 저출산 해법은 국가나 기업의 접근법과는 달라야 한다. 재정 지원과 보육 인프라 확대 등 물리적인 접근을 중시하는 일반 사회와 달리 교회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영적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이를테면 ‘출산은 축복’이라는 메시지를 선포하고 교회 공동체가 한 생명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다.

낙태 문제는 최근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낙태 권리를 헌법에 명시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한국은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후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출산을 독려하고 다른 한편에선 낙태 권리를 인정하는 꼴이다. 저출산과 낙태 문제에 있어 크리스천들이 간과해선 안 될 게 있다. 출산과 낙태를 임신 여성의 자기 결정권으로만 볼 게 아니라 태아의 생명권, 나아가 모든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섭리 차원에서도 봐야 한다. 그래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출산을 선택하고 낙태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하나님 뜻에 순종하는 것이라는 결단이 필요하다. 세상적 가치로만 판단하면 출산은 고된 일이고 낙태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왜 그런 상황을 허락하셨을까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팔다리가 없는 호주 닉 부이치치 목사는 자신의 한계를 딛고 골프, 수영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과 저술, 강연 등을 펼쳐 많은 이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넨다. 태중의 아이가 무뇌아로 밝혀졌음에도 낙태 대신 출산을 택한 미국의 한 부모는 사망할 가능성이 있는 태아와 함께할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들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사랑의 힘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신 건 아닐까.

최근 출간된 책 ‘생명이라는 선물’에는 전국 다둥이 가정 14가구의 삶과 신앙 이야기가 담겨 있다. 45세에 막내를 얻은 5남매 엄마인 저자는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 여러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 있을까”란 의문으로 집필을 시작했다고 한다. 다둥이 부모들은 ‘자녀를 낳고 키우는 건 자아를 희생하는 일’이라는 현실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자녀 때문에 인간으로서 한층 성장했다, 신앙이 더 깊어졌다’는 게 공통된 반응이었다.

부활절을 앞두고 나자렛 성가정을 생각한다. 성령으로 인한 예기치 못한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 마리아의 희생, 몰래 파혼하려던 마음을 접고 임신한 마리아를 받아들인 요셉의 순종이 성가정을 만들었고 예수님이 공생애를 살아갈 사랑의 힘의 원천이 되었음을….

김재중 종교국 부국장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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