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포이닉스(야자나무, 대추야자)는 우리말 신약성경에 ‘종려나무’로 번역돼 두 번 나옵니다.(요 12:13, 계 7:9) 포이닉스는 그레데(크레테)의 항구 뵈닉스(행 27:12), 갈릴리 북쪽 지방 베니게(행 11:19) 등 지명과도 연관이 있으며, 각각 그대로 영어 피닉스(Phoenix·도시 이름, 불사조), 페니키아(Phoenicia·고대 아시아 국가)로 전해졌습니다. 구약에서 종려나무는 히브리어 ‘타마르’입니다. 고유명사로 쓰이면 타마르(다말)는 여성 이름(창 38:6), 지명(겔 47:18)입니다. 영어 성경은 포이닉스와 타마르를 팜트리(palm tree·야자나무)로 번역했습니다. 팜은 라틴어 팔마(손바닥, 종려나무)에서 왔습니다.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모두 ‘종려주일’ 장면을 서술하지만 요한은 특별히 승리의 뜻을 담아 사람들이 종려나무를 들었다고 적었습니다.
“다음 날 명절을 지키러 온 큰 무리가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예수님을 맞이하러 나가서 외쳤다. ‘호산나, 찬양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이! 곧 이스라엘의 임금님이!’ 이런 것들을 예수님의 제자들이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영광을 받으셨을 때, 그때에야 그들이 기억해 냈다.”(요 12:12~14, 16·새한글성경)
그때엔 제자들도,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예수를 맞이하는 사람들도 몰랐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