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회화 강사들이 초보자에게 유치원생 수준의 원어민 콘텐츠를 보라고 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초적이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신학 공부한 엄마’ 송미현 작가가 쓴 이 책도 그렇다.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신앙 이야기를 담았지만 부모가 아니더라도 하나님에 대해 알아가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내용을 담았다. 하나님은 누구이시며 신앙생활은 무엇인지 아기자기한 토끼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소개한다.
7살 아들 ‘루아’가 던지는 생생한 질문은 책의 백미다. 요괴가 등장하는 만화 ‘신비 아파트’를 좋아해도 괜찮은지 묻는 아들에게 작가는 현실적이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은 기준을 제시한다. 하나님의 뜻을 파악하는 법, 고통의 이유 등 신앙과 관련해 누구나 고민할 법한 문제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삼위일체’ 같은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한 사람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도 피해가지 않는다. 장마다 실린 짤막한 수필은 만화로 다 다루지 못한 내용을 보완한다. 마틴 로이드 존스, 알리스터 맥그라스, 미로슬라브 볼프 등 석학의 글을 인용해 깊이를 더한다.
손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