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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지금 한국 교회에 필요한 ‘교회론’

  • 기사입력 2024.03.16 06:54
  • 기자명 전병선

한국교회의 정체 위기를 말하면서 ‘선교적 교회’가 대안으로 자주 거론된다. 선교적 교회는 20세기 후반 서구에서 시작된 교회운동, 또는 교회론이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에 있고 성도의 삶도 선교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회 중심의 성장 발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더 근본적인 선교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운동은 한국교회의 신앙적 토대와는 약간 괴리가 있다. 이 운동이 시작됐던 당시 서구와 한국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4세기 말 로마제국은 기독교를 공식 종교로 인정했다. 로마시대 이후에도 영향을 미쳐 유럽은 대부분 기독교 국가가 됐다. 기독교 국가는 거의 모든 국민이 기독교인이라는 말이다. 국민은 태어나면서부터 기독교인이 됐고 주일이면 당연히 교회에 갔다. 삶의 양식이 모두 기독교에 근거했다. 교회의 영향력도 막강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화, 근대화, 세속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르네상스와 계몽주의가 확산하면서 사람들은 종교 대신 과학, 이성을 중시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독교는 쇠퇴했다. 기독교 중심의 사회는 개인의 관심에 따라 다양한 영역으로 세분됐고 교회의 역할도 달라졌다. 신앙생활은 개인의 선택사항이 됐다. 기독교인은 줄어들었고 ‘기독교 국가의 종말’을 고하게 됐다.

이전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교회는 예배 공동체, 말씀 공동체 성격이 강했다. 선교 공동체로 이웃을 전도한다는 게 의미가 없었다. 상황이 바뀌자 선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교회는 교회의 본질, 사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복음이란 무엇인가’ ‘세상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 등 기독교가 세상의 중심일 때 제기하지 않았던 질문들이 던져졌다. 그 결과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깊이 성찰하고 선교의 개념을 정립했다.

반면 한국은 기독교 국가와는 거리가 멀다. 한국의 기독교는 태생부터 선교적이었다. 외국 선교사가 이 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했고 교회를 세웠다. 교회는 영혼 구원을 위해 전도를 끊임없이 강조했고 성도들은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노방 전도도 하고 관계 전도도 하고 전도대회도 많이 했다. 교육, 의료, 구제 등 모든 활동이 전도로 귀결됐다. 한국교회는 그렇게 성장하고 부흥했다.

해외에도 부지런히 선교사를 보냈다. 지난해 2월 한국세계선교협의회에 따르면 169개국에 2만3000여명의 장단기 선교사를 파송했다. 선교는 우리의 사명이요, 우리 인생의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배웠다. 한국교회는 이미 선교적 교회인 셈이다. 그런데 선교적 교회가 돼야 한다? 선뜻 와닿지 않는다.

한국에 선교적 교회는 2000년대 중반 소개됐다. 여러 학자가 관심을 두고 세미나를 열고 확산시키려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는 개념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 ‘선교적’을 복음 전도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적인 삶을 통한 선교라고 해도 새로운 운동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따라서 선교적 교회가 우리 한국교회에 도전을 주고 성도들에게 선교 의지를 주려면 개념을 확장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선교적 교회보다 ‘더 선교적 교회’로 접근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선교적 교회였기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더 선교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선교하면 직접 복음을 전하든, 삶을 통해 복음을 전하든, 보내는 선교를 하든 한국교회는 다시 부흥하게 돼 있다.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통계를 많이 내던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간만에 긍정적 결과를 제시했다. ‘한국교회 추적조사 2024’에서 일부의 교회 활동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 이상까지 회복했다고 했다. 또 교회 부흥에 다소 부정적이던 목회자들 생각이 낙관적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교회 걱정하지 말자. 우리는 더 선교하면 된다. 걱정은 주인 몫이요, 한국교회의 주인 하나님이 하실 일이다.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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